저는 사실 비효율적으로 덕지덕지 붙은 감성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거예요. 불편함에 대한 강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쁜 것보다는 깔끔한 것을 만들게 됐어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그런 게 아닌데도요.

이 블로그 디자인만 해도 그런데요, 저는 항상 성능이 좋지 않은 기기를 염두하고 디자인을 합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예외가 없도록 노력하고요. 그래서 저는 블로거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모바일 페이지를 없애고 전부 적응형 디자인으로 대체했습니다. 자바스크립트도 최대한 방해되지 않도록 노력했는데요, 그래서 스크립트 태그가 여기저기 나눠져 있습니다. 너무 기술적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할게요. 아무튼 대충 내가 불편하더라도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라면 감수합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를 보시면 뭐 아무것도 없어요.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이 블로그입니다. 블로그 번역 관련해서 찾아보다가 들렀는데, 요즘 같지 않게 음악 플레이어가 있더라고요. 새삼 반가웠습니다. 싸이월드 이후에 네이버 블로그에서 가끔 보이다가 몇 년 전부터 잘 안보이잖아요. 그게 사용자 경험을 해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된 거거든요. 근데 "그런 건 모르겠고 나는 내가 틀고 싶은 노래 틀래"라는 마인드가 느껴졌습니다. 음악 플레이어만 보고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고요, 프로필 그림, 네비게이션 바에 있는 게임들, 블로그 제목, 이런 부분에서 베어나오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저는 이 아기자기하고 내맘대로 얼렁뚱땅 개조한 이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1여기서 참고해서 만든 기능이 있었지만 사라졌습니다. 여기를 참조. 이게 어설프다고 욕하는 게 아니라 진짜 그런 감성을 좋아합니다. 테이프로 칭칭 감아 쓰는 용병 총 같은 감성이요.

그래도 저는 지금의 방법을 고수할겁니다. 내가 불편해서 조금이라도 유의미한 최적화를 하는 이 행동이 이제는 제 목적 중 하나가 됐거든요. 흔히들 이런 과정을 '깎는다'고 하죠. 저는 제 개성을 디테일에서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지는 제 숙제입니다.

1 여기서 참고해서 만든 기능이 있었지만 사라졌습니다. 여기를 참조.